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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분해성 소재,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과제와 발전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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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팔. 2025. 9. 30.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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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가 심각한 환경 이슈로 대두되면서 생분해성 소재가 차세대 친환경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생분해성 플라스틱 시장은 2024년 248억 달러에서 2032년 1,006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연평균 19.11%의 고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과 달리 생분해성 소재는 내구성과 경제성, 인프라 구축 등 여러 현실적인 벽에 부딪히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관련 기업들이 매출 감소와 생산 중단 등 심각한 경영난을 겪으며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Degradation levels and microplastic residues of commercial biodegradable plastics after 90 days of composting according to ISO 20200 

내구성, 환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

생분해성 소재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기존 석유계 플라스틱 대비 현저히 떨어지는 내구성이다. 높은 습도나 온도 변화에 노출될 경우 물리적 강도가 저하되고 변형이 발생하며, 심지어 곰팡이나 변색 등의 품질 문제까지 야기할 수 있다. 자동차 부품이나 건축 자재처럼 반복 사용과 장기 내구성이 필요한 제품에는 적용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생분해성'이라는 장점 자체가 제품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역설적 상황이다. 생분해가 잘 되도록 설계된 만큼, 보관이나 유통 과정에서 성능 저하가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그린피스가 실시한 실험에서 PLA 소재 제품들이 자연환경에서 60일 동안 거의 분해되지 않았다는 결과는 생분해성 소재의 모순을 여실히 보여준다.

경제성 부족,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

 
 

생분해성 소재 산업이 직면한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경제성 부족이다. 2020년 기준 100% 바이오매스 유래 PHA계 플라스틱의 가격은 기존 PP나 PE 대비 2배 정도 비싸며, 국내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kg당 4,000~6,000원으로 범용수지 가격의 4~6배에 달한다.

이러한 가격 격차는 단순히 원료비 차이가 아니라 복합적인 요인에서 비롯된다. 바이오매스 기반 원료 확보 과정에서 드는 농업 자원(물, 살충제, 비료) 사용, 복잡한 제조 공정, 상대적으로 작은 생산 규모 등이 모두 비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전 세계 플라스틱 수요가 2050년까지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이를 감당하려면 전 세계 경작지의 5~7%를 바이오플라스틱 원료 조달용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는 원료 확보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한다.

 
Biodegradable plastics market growth, key players, and industry challenges from 2023 to 2029 

인프라 부재, 친환경 효과 무력화

생분해성 소재의 환경적 효과를 무력화시키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적절한 폐기물 처리 인프라의 부재다. 대부분의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60도 이상의 고온과 특정 습도 조건에서만 제대로 분해되는데, 이러한 조건을 갖춘 산업용 퇴비화 시설이 국내에는 거의 없다.

국내 현실은 더욱 참담하다. 환경부는 2003년부터 생분해성 플라스틱 제품에 친환경표지인증을 부여했지만, 정작 퇴비화 시설 구축은 20년째 외면하고 있다. 분리배출 기준도 없어 생분해성 플라스틱 제품은 일반쓰레기와 함께 소각·매립되고 있는 실정이다. 급기야 환경부는 2022년 1월부터 일회용 생분해성 플라스틱 제품에 대한 친환경표지인증을 아예 폐지해버렸다.

이로 인해 국내 생분해성 플라스틱 기업들은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했다. 세림비앤지의 생분해 쇼핑봉투 '리코닐'의 매출 비중은 2022년 24.33%에서 2024년 11.61%로 반토막났으며, 많은 기업들이 국내 시장을 포기하고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Examples and disposal pathways of compostable and biodegradable products, highlighting potential composting, recycling, and environmental outcomes 

기술 한계와 개발 과제

생분해성 소재가 산업 전반에서 석유계 플라스틱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 우선 소재 자체의 기계적 특성 개선이 시급하다. 인장 강도, 내열성, 내습성 등 기본적인 물성을 향상시켜야 더 넓은 응용 분야로의 확장이 가능하다.

또한 식량 자원과의 경쟁을 피하면서 지속 가능한 원료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현재 옥수수, 사탕수수 등 식용 작물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폐기물 바이오매스나 비식용 식물 자원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생분해 과정의 과학적 규명과 표준화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현재 생분해성 소재들은 환경 조건에 따라 분해 속도와 정도가 크게 달라지는데, 이를 예측하고 제어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발전 방향: 통합적 접근의 필요성

첨단 복합 소재 기술

 
 

생분해성 소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첫 번째 방향은 첨단 복합 소재 기술이다. 생분해성 폴리머에 탄소섬유나 광물 충전제를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융합하여 내구성과 환경 적합성을 동시에 높이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석유계 플라스틱에 필적하는 물성을 확보하면서도 생분해성을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The life cycle of bioplastics from bio-based material growth to decomposition and renewal 

바이오 기술 혁신

두 번째는 미생물 기반 대사 경로 개선과 폐기물 바이오매스 자원화 등 바이오 신기술 개발이다. 유전자 조작 기술을 활용해 생산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일부 기업들은 이미 상용화 단계에 도달했다. CJ제일제당이 인도네시아에 구축한 5,000톤 규모 PHA 생산시설이나 SK지오센트릭과 코오롱인더스트리의 PBAT 양산 시설 등이 대표적 사례다.

시스템적 접근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 개발과 함께 산업-규제-인프라를 통합하는 시스템적 접근이다. 폐기물 처리 인프라 구축, 산업 표준화 정착, 소비자 인식 개선 등이 종합적으로 이루어져야 생분해성 소재의 진정한 환경적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

유럽의 경우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판매부터 수거까지 세부적인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반 플라스틱 빨대는 음료에 부착 판매를 금지하지만, 생분해성 소재로 만든 빨대는 예외를 인정하는 식의 차별화된 규제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정책적 뒷받침과 함께 퇴비화 시설 구축, 분리배출 체계 마련 등 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다.

 
Global bioplastics production capacities from 2015 to 2021 showing steady growth in biodegradable and bio-based materials 

현실적 결론: 점진적 전환 전략

생분해성 소재는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중요한 대안이지만, 현재로서는 만능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내구성과 경제성, 인프라 부족 등 여러 한계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무작정 기존 플라스틱을 대체하려 하기보다는, 단계적이고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어망처럼 바다로 유출될 가능성이 높은 제품이나 농업용 필름처럼 회수가 어려운 제품부터 생분해성 소재로 전환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동시에 플라스틱 사용량 자체를 줄이는 노력을 병행하면서, 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을 통해 점진적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가는 전략이 현실적이다.

생분해성 소재의 성공은 기술적 완성도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지속가능한 시스템 구축에 달려 있다. 소재 특성 개선과 더불어 산업적 현실 대응, 정책적 지원, 사회 인식 개선 등이 종합적으로 이루어질 때 비로소 진정한 친환경 대안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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