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n직장생활

출근길 철학

오팔. 2024. 12. 29. 15:00

민수는 오늘도 출근길에 지옥철을 탄다. 그야말로 ‘인간 캔’ 이다. 문이 열리면 3초 만에 꽉 차고, 숨 쉬기도 힘든 이 열차에 한 가지 철칙이 있다.

“밀어도 욕하지 말 것. 밀리면 참을 것.”

그런데 오늘은 다르다. 앞사람의 배낭이 그의 명치에 정확히 꽂힌 것이다. 민수는 조용히 숨을 몰아쉬며 철학적인 생각에 잠긴다.

‘왜 사람은 출근을 할까?’

• 누군가는 출근하지 않으면 돈이 없어서 출근을 한다.

• 누군가는 회사를 가기 싫어서 집에서 쉬고 싶지만, 가족을 위해 출근한다.

• 그리고 민수는… “출근 안 하면 “이번 달 이자” 를 어떻게 메꾸지?”

그렇게 철학은 깊어지고, 명치는 더 깊이 눌린다. 하지만 민수는 말없이 배낭에 가려진 지하철 창밖을 보며 생각한다.

‘다음 생에는 나무로 태어날까? 출근 없는 삶이 좋겠어.’

그때 옆사람의 핸드폰에서 들리는 소리.

“이번 주 로또 1등 당첨금, 35억!”

민수의 철학이 바뀐다.

‘다음 생에 나무 말고 로또로 태어나야겠다.’

지하철 문이 열리고, 민수는 오늘도 회사로 밀려나간다. 그의 출근길 철학은 오늘도 현실 앞에서 고개를 숙인다.

“로또는 태어나는 게 아니라 사야지.”

교훈

출근길의 철학은 결국 현실과 만나면 멈춘다. 하지만 로또 한 장의 희망은 철학보다 강하다. 당첨금이 35억이라면 철학은 잠시 미뤄도 좋지 않겠는가.

반응형